남편의 생일을 맞이해서 선물을 뭘 해줄까 고민했다.

지난 결혼 기념일에 남편이 나에게 거하게 밥상차려주었기 때문에 요리를 해주고 싶지는 않았고, (따라하는 것 같잖아)
자주 해외여행을 하며 면세점을 들락거리면서 사대는 지라 필요한 물건은 더더욱 없음..-_-


고민고민하다
 그래, 오랫만에 직접 그림을 그려서 줘야겠다! 라고 생각하여 만들게 된 팝아트 초상화.

후후 미술학도 티 좀 내 보겠어!!




준비물 : 캔버스(직사각형보다는 정사각형이 예쁨),
젯소 한통, 백붓(큰붓), 평붓(가급적 사이즈별로)

아크릴 물감, 먹지, 사진,  연필, 지우개





팝아트 초상화는 

먹지를 대고 따라그리기때문에 손꾸락 삐꾸(?)를 제외하고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어지간하면 닮아보일 수 있다는게 장점






맨 먼저는 사진을 준비하자.
예쁘게 나온 사진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명암이 잘 드러나있어서 스케치를 따라 그리기 쉬운 사진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잘 나온줄 알았겠지만 명암(밝고 어두운 정도)이 제거되고 단색으로 봤을땐 이상해 보이는 사진도 완전 많음..

왼쪽의 원본 사진을 따라그리기로 결정한 나는,
따라그리기 용이하도록 오른쪽처럼 만들었다.

테두리만 보이도록 스케치모드로 바꾼 뒤, 캔버스의 비율처럼 정사각형으로 잘랐다.




편집하기 위해 사용한 앱은 포토원더.

컴퓨터로 포토샵을 사용하면 좀 더 디테일하게 선을 딸 수도 있겠지만,
뭐 그정도의 고난이도를 요구하는 작업은 아니라서 간단하게 앱을 사용해서 보정했다.






포토원더 앱을 켜서 편집을 누르고, 원하는 사진을 선택한다.
원하는 사진을 찾기가 어려우면 상단 2번째 아이콘을 눌러 폴더별로 볼 수 있도록 바꾼 뒤 사진을 선택하면 편리하다.







사진을 골랐으면 효과를 적용하자.

하단 반의 특수효과를 누른 뒤,



아트 > 스케치 모드를 누르면 원하는 테두리 효과가 적용된다.





오른쪽 둥근 아이콘을 클릭하여 스크롤을 위아래로 조절하며 색상과 스케치 모드 정도를 적용할 수 있다.

그리고 저장한 사진을 캔버스와 유사한 크기의 용지로 출력하면 1차 준비 ok!





자, 다음은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단계이다.
맨 먼저 캔버스에 젯소칠을 한다.


젯소칠을 하면 캔버스 표면의 거친느낌을 사라지게 해주어 색칠이 매끄럽게 잘 발리며,
발색이 좋아지고 흡착력을 높여주어 색상이 선명하고 오래갈 수 있도록 하는 장점
이 있는데...


화장으로 치자면 색조 화장 하기전에 베이스 발라주는 것과 같다.
안발라도 눈에 드러날 만큼 티가 나는건 아니지만, 발라주면 더 좋은..? 뭐, 그런단계.


젯소 사기 돈아깝고 귀찮으면, 그냥 안바르고 바로 스케치 시작해도 된다.

(하지만 초보자여, 그대가 울퉁불퉁한 캔버스를 깔끔하게 색칠할 수 있으리라 보는가..?)




1. 소량의 물에 젯소를 붓고 잘 섞는다.



그리고 섞어준다. 요플레만큼 찐득찐득하게..

나는 물이 좀 많이 들어간 편인데, 젯소를 더 붓기가 아까워서 그냥 이대로 색칠했다.
표면만 깔끔하게 다듬으면 되는거니, 비율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2. 젯소를 캔버스 표면에 발라준다.

캔버스에 젯소를 바를때 유의점 1. 캔버스 끝까지 잘 발라준다.

위 사진처럼 빈틈이 보인다면 실패!






캔버스에 젯소를 바를때 유의점 2. 붓자국이 남지 않도록 여러번 왔다갔다 붓칠을 해가며 발라준다.

위와 같이 붓자국이 생긴다면 또다시 실패!
붓자국이 보이면 덮어주자.





앞면만 바르지말고 옆면도 같이 발라주자. 그래야 이쁘다.





다 바르고 났더니 물기때문에 표면이 반질반질해졌다. 
물기가 마를때까지 기다리자.





3. 잘 말랐나 확인해보고 방향을 바꿔서 다시 발라준다.

표면에 물기가 느껴지지 않으면서 손으로 대었을때 묻어나지 않으면 마른것이다.
이제 2회차, 3회차 반복해서 발라주자.



그동안 젯소가 다소 가라앉았을수도 있으니, 다시 한번 잘 풀어준뒤, 캔버스에 덧바른다.





바르고, 말리고, 다시 바르기를 총 3회~4회 정도 반복해야 표면이 잘 다듬어진다.

바를때는 가로로 한번 발랐으면 다음 차례에는 세로로 발라주는 형태로 
방향을 바꿔가면서 발라주는 것이 좋다.







말리는 동안 매우 몹시지루하다.

 티비를 보기도 하고 데구르르르 구르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것이 없어서 테두리 정리를 한번 더 해주기로 했다.


따라그릴때 고민 하는 일 없이 바로 따라그리기 쉽도록,
 테두리를 깔끔하게 연필로 정리하면서,
 머리카락 라인 등이 보기 좋지 않은 형태는 좀 더 이쁠만한 구도로 바꿔주었다.






4. 젯소칠이 끝난 캔버스에 먹지와 출력된 사진을 붙여 따라 그릴 준비를 한다.


젯소칠을 끝낸 캔버스(혹은 안한 캔버스)에 본격적으로 스케치를 하기 위해 사전 작업을 하자.

먹지와 출력된 사진은 캔버스 크기와 동일하게 잘라주어 선을 따라 그리는 동안 쓸데없이 팔에 치이지 않도록 했다.




격자무늬가 있는 쪽이 뒷면, 아무 무늬 없는 쪽이 앞면.

앞면에만 먹이 있기 때문에 캔버스 표면과 먹지 앞면이 맞닿도록 두어야한다.





캔버스와 먹지를 움직이지 않게 테이프 등으로 임시고정 시킨 후,






먹지 위에 사진을 얹고 다시 움직이지 않게 테이프로 고정해준다.
그림그리는 동안 먹지나 사진이 움직일 경우 사람이 아니라 괴물이 탄생해버린다.
그렇다고 너무 꽉 고정할 경우 테이프를 떼면서 캔버스가 손상될 수 있으니 적당히 알아서 살짝만 고정해주면 된다.

고정이 끝났으면 테두리를 연필, 샤프, 볼펜 등의 날카로운 도구로 대고 그대로 따라그리면 된다.






아... 그런데 고정이 잘못되었나 ㅠㅠ 가운데가 흐리게 나왔다.
어쩔수 없다 이런건..

다시 먹지를 대고 따라 그릴경우 완벽히 같은 위치에 따라그려지지가 않기 때문에,
먹지를 한번 떼버리면 다시 붙여서 그릴 수 없다.


이런부분은 그냥 알아서 손재주껏^^^^^^^^^^^^^ 보고그리자 ㅋㅋㅋㅋ 크크크킄

핸드폰을 꺼내어 따라그리는 중...





자, 그리고 얼추 선을 다듬은 상태.





이대로 바로 색칠을 해도 좋긴한데....
색칠하면서 연필선이 가려질 확률이 높으니,(테두리가 잘 안보이면 색칠을 실패할 확률이 up up!!)
매직으로 테두리를 한번 덧대어 다시 한번 그려주자. 그럼 스케치 끝!






먹지와 연필선 등이 지저분하게 묻어나온 곳이 있다면 지우개로 살살살 문질러 닦아내주자.

참고로 단단한 문구용 플라스틱 지우개 등을 이용하여 박박 문지를 경우 젯소 발라놓은 화면이 다 망가진다.

부드러운 미술용 지우개를 활용하여 이렇게 살살 지워도 되나..? 싶을만큼 
힘을빼고 부드럽게 문질러 연필선과 먹지 자국을 제거하되,
안지워지는건 포기하고 화이트 물감으로 덮어서 가린 후 다른 색상을 색칠하면 된다.

지우개 가루는 손으로 닦아내는 것보다는 솔이 부드러운 제도용 브러쉬가 있다면 브러쉬로 닦아내주는 편이 좋다.
(손에 있는 유분기가 흑연을 번지게 하므로)

하지만 브러쉬가 없다면, 살살 톡톡 치면서 혹시라도 남아있는 연필선이 번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털어내면 된다.






4. 물감으로 색칠할 차례


흔히 사용하기 쉬운 물감의 종류는 총 4가지.
포스터, 수채화, 유화, 아크릴

이중에서 우리는 아크릴로 색칠을 할 것이다.
 집에 아크릴이 없으면 물감을 사와서라도 아크릴 물감으로 칠하는 것이 좋다!!


포스터, 수채화 물감은 마르고 난 뒤에도 손대면 묻어나기 때문에 번지지 않게 해주려면 니스칠을 따로 해주어야한다.
하지만 니스칠 하다가 백방^^^^ 망칠거야. 망치게 될거야. 안망칠수가 없어.
유화물감과 아크릴물감은 마르고 난 뒤 그대로 굳어져 손에 묻어나지 않는데,
유화물감의 경우 대부분의 집에선 갖고 있지도 않을 뿐더러 가격도 비싸고, 무엇보다 마르는데 최소 한달이 소요될 것이다.


그러므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 아크릴로 색칠 고고고!





자 맨먼저는 피부색부터^.^

파레트에 주황, 노랑, 하양을 짜서 섞어주자.

주황색과 노랑색의 비율이 1이라면 흰색은 7정도쯤 되야 황인종의 피부색이 나온다.





물감은 기본적으로 밝은색 -> 어두운 색 순으로 칠하는게 좋다.
왜냐하면 밝은색은 잘못 칠할경우 다른 색으로 덮어서 가리는게 용이한데,
어두운 색을 잘못 칠해버리면 노답이기 때문이다^.^

초상화에서는 대개 피부색이 가장 밝은 편이기때문에, 피부색 다 칠했다면 다른 색상으로 넘어가도 좋다~^.^





아, 색칠하다가 잊을까봐 미리 경고를 해 두자면

색칠하다가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며 물감과 붓을 가만 한참 내버려두면 굳어버려서 사용할 수 없게되니
굳지 않도록 신경써주자~

특히 붓은 관리에 자신이 없으면 물통에 퐁당 담궈놓고 사용하면 최소한 굳는 것은 예방할 수 있다.
(단 붓 모가 휘어진다는 단 점)






키양! 남편 얼굴에 명암 좀 넣어봤더니 오히려 이상한것 같다. 

그래, 팝아트는 단순함이 생명이지.





 명암 줬던 얼굴은 다시 한번 단색으로 덮어버렸다.

아크릴은 실패했을 경우 덮으면 되기 때문에 부담감이 없다^.^





캔버스 옆쪽까지 바탕색 넣어가며 얼추 완성했는데.........

이상해 보이는 느낌이지?!

후후후 느낌 탓이 아니다. 아직 포인트가 덜 들어갔어!!!





색칠놀이 하는 기분으로 그저 단색으로 색칠만 한다면 완성된 그림이 뭔가 느낌이 밋밋하게 된다.
입술이나 머리카락등에 하얀색으로 빛이 들어오는 느낌을 넣어주면 화면이 훨씬 그럴듯해 보이게 된다.

코 끝, 머리카락, 입술, 눈동자. 이정도에 빛을 넣어주면 보기 좋다.
3단으로 나열해 놓으니 차이점이 보이는가........!!?


뿐만아니라 물감 칠하면서 얼룩덜룩해진 테두리를,
매직으로 다시 한번 깔끔하게 선정리를 해주면 훨씬 예뻐진다.

매직은 거의 팝아트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그렇게 완성된 나의 남편 생일 선물.

깔끔하고 단순하면서도 눈에 팍팍 띄는 것이 핵심이기때문에 색칠할때 
한국인의 머리가 검정색이라서 검정색으로 머리카락을 칠해버리면 팝아트를 망치게 된다.


좀 외국인 같아보여도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보라색 팍팍팍 하고싶었던 색상으로 머리 염색을 좀 시켜주자 ㅋㅋ

케케케 내 얼굴이 많이 미화된 감(?)이 있지만,

아무튼 생일날 선물로 주니
나의 정성이 들어갔다며 남편이 매우 좋아해주더라 ㅋㅋ







그리고 요건 생일선물 2탄 ㅋㅋ

최근 미국에 놀러다녀온 친한 동생한테 업어온 강정호 사인볼 ㅋㅋㅋ

그림보다 이걸 더 좋아하는 것 같아서 조오오오오오금 아쉬웠다 ㅠ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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