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느지막히 일어나서 조식을 먹기위해 근처의 식당들을 기웃거렸다.

더키친, 로소뷰, 더에이트를 들렀지만 모두 다 예약안해서 먹을수가 없었다.ㅠㅠ
당황한 나는 그럼 내일까지 비는 자리가 아예 없는거냐고 물었더니 세 곳 모두 이번주 내내 풀북이라고............... ㅋㅋㅋㅋㅋㅋ.........


역시 미슐랭 투스타 쓰리스타............................. 미리 했어야했군............


하는 수 없이 트립어드바이저를 보고 순위가 높은 식당을 찾아갔는데, 
심지어 그마저도 폐업인듯 했다ㅠㅠ 식당으로 추정되는 간판 자체가 없음...


그래서 걍 눈앞에 보이는 맥도날드를 들어갔다 ㅋㅋㅋㅋㅋㅋ

기왕 맥도날드까지 왔으니 마카오에만 있는 시그니쳐버거를 먹어보기로 했다.

라지세트를 시킨게 아닌데 라지세트만큼 컸다.
맛은... 뭐 그냥 저냥..


밥을 먹고나서는 육포거리로 갔다. 어마어마한 인파다 진심..

가장 유명한 비첸향을 필두로 수많은 육포 가게들이 들어서있다.
서로 자기네 가게에서 사가라며 육포를 가위로 잘라주며 고객들의 후각을 자극한다.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가서 시식해보면 엄청 맛있는 것도 있고 의외로 너무 별로인 것들도 있다.


가격은 생각보다 비싼데다, 한국 반입 금지 품목중 하나이기때문에 무작정 많이 사기보다는 취향에 맞는걸로 마카오 내에서 먹을 수 있을만큼만 구입하는게 좋겠다.


육포거리가 끝날때쯤 멀리서 성당으로 추측되는 건물의 한 단면이 보인다.

구름이 가려주지 않으면 그림자 하나 질 곳 없는 이 폐허같은 건물 앞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다들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1835년 태풍으로 인한 화재로 건물의 대부분이 소실된 후 앞부분만이 남아 현재까지 남아있는 성 바울 성당의 유적이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조화롭게 믹스되어 중국풍의 국화무늬와 머리가 일곱개 달린 용들이 새겨져있다.
이 외에도 한자, 라틴어, 성모마리아까지 새겨져있으니 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물론, 날씨가 허락해준다면 말이다.

사진에서 보여지는 청명함 그 이상으로 햇살이 너무나도 눈부셨기에 조각들을 찾아보는 것은 눈이 아파서 포기를 해야할 정도였다.
성바울 성당 유적 인근에는 기아 요새가 있어 살짝 등산을 하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며 마카오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기 좋은 포인트가 있다고 하여 들를 생각이었지만 땀범벅으로 도배될걸 생각하니 너무 아찔하여 기아요새는 포기..=_=


어마어마하게 습하고 쨍한 하루였다.


중앙문을 통해 유적을 지나쳐나가니 작은 박물관이 있었다. 살짝 둘러보고 다시 유적지를 내려온다. 

예수회 기념광장에서 이제 다시 돌아내려온다. 멀리 리스보아가 아주 가깝게 보인다. 정말 크긴크다.

인파가 가득찬 육포거리를 지나쳐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다음 목적지가 나온다.

마카오내 성당들 중에서 가장 크고 예뻤던 성 도미니크 성당이다.

크기도 크고 성당 벽과 기둥들 쪽에 가장 장식이 많아 되어있어 제일 예뻤다.
1587년에 세워진 마카오의 최초의 성당으로 1997년에 복구되어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성당 안쪽에는 카톨릭 공예품들이 전시되어있고, 주말에는 미사도 열린다고 한다.
성당 곳곳에서는 관광객들이 인증사진을 찍고 있었다.

빠잉. 이제 다시 세나도 광장쪽으로 나간다.


물결무늬 타일이 거리를 가득 메운 세나도 광장이 나온다.
시즌에 따라 다양한 축제가 이곳에서 열린다. 

광장 분수대에슨 교황자오선이 표시된 지구본이 있다.

15세기 식민지 쟁탈전을 벌이는걸 보다 못한 교황 알렉산더 6세가 지구를 반으로 나눠 동으로는 포르투칼, 서로는 스페인의 식민지로 인정해주겠다는 기준을 마련한 선이다. 


우리나라라면 식민지의 영향이 남았던 조형물은 치워버렸을 것 같은데...
일본이 아니라 서양에 정복당했던건 그대로 두는 모습에서 다양한 생각이 들었다.

1784년 마카오시의회건물로 지어져서 현재까지 몇번의 보수와 재건축을 거쳐 아직도 사용중인 릴 세나도 빌딩이다.
지금은 마카오 시정자치국 건물로 사용되고 있고 안쪽엔 포르투칼 스타일의 작은 도서관과 정원이 있다.

일반인들도 무료로 관람 가능하여 햇빛도 피할 겸 들어가보았다.

마카오 원주민에 대한 간단한 전시회장도 있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다른 곳을 투어하기 위해 발길을 돌린다.




굉장한 경사의 언덕길.
홍콩의 빌라촌을 연상시키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성 아우구스틴 성당과 로버트 호퉁 경의 도서관, 돔 페드로 5세 극장이 나올 예정이다.

문화재들이 3개나 있으니 그중 하나는 건질게 있겠지... 하고 급경사를 참아내며 걸어올라갔다.





가장 볼만했던 것은 세개의 문화재가 모여있는 한가운데 있는 정원(?) 이었다.
개 화장실이 인상적이다....ㅡ_ㅡ


일단 로버트 호 퉁 경의 도서관.
홍콩의 부유한 사업가인 로버트 호 퉁이 여름 별장으로 사용하던 곳인데 세상을 떠나며 유언으로 공공도서관으로 사용해달라며 기증했다. 
어차피 이곳에 있는 책들은 우리가 읽기 힘들고 귀족 저택을 구경한다는 생각으로 들어가보려 했으나 오늘은 입장불가란다. ㅋㅋㅋㅋ

연중무휴랬는데... 왜죠?!


다음은 마카오에서 첫 영어 설교를 진행한 성당으로 전통적인 포르투칼의 모습이 살아있다는 성 아우구스틴 성당.
이곳은 현재 공사중이라 구경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중국 최초의 서양식 극장인 돔 페드로 5세 극장.

특별한 축제기간에만 문을 열고 평상시엔 닫겨있을거라는 가이드북의 설명과는 다르게 가드가 지키고 있으면서 실내 입장이 가능했다.

1860년 페드로 5세 왕을 기념하기 위해 포르투칼 사람들에 의해 지어졌으며
지금까지도 공연장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 세곳의 세계문화유산을 보고 났더니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는 것이 이렇게 쉬운거였어..? 라는 아쉬움과 탄식이 ㅠㅠ
햐... 우리나라껀 몇개 안되는거 등록하려고 그렇게 난리를 떨었는데... 하...



아무튼 세곳을 둘러보고나서 이제 언덕을 내려간다.
도보 5분이내에 성 로렌스 성당이 나왔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인 로렌스 성당은 1569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그 옛날 선원들이 출항을 떠날때 안전과 평안을 기원하며 기도드리던 곳으로, 성당 내부엔 마카오성당에서는 좀처럼 보기힘든 어두운 분위기의 실내와 스테인드 글라스가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이날 문을 잠궈두어서 우리는 들어가보지를 못했다.
겉은 바로크 양식인데 안은 고딕양식이라니.. 적당히 짜깁기 해서 만든건물이구만.


아무튼 실내는 볼 수 없었기에 밖의 천사상이 독특하다면서 한번 더 쳐다봐주고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쉬어갈 곳이 필요했는데 때마침 릴라우 광장이 나왔다.
계속 걸으면 힘들테니 이쯤에서 쉬렴. 하고서 만들어놓은 공원같았다.

공원 안쪽 구석에는 어린아이의 형상을 한 구멍에서 물이 나오는 분수가 있었다.
이 분수의 물을 마시면 마카오로 돌아온다는 전설이 있다고 하는데....... 저 물을 누가 마시겠냐!!!! 아니 그보다 이딴 전설들은 누가 만들어내는거야. 세계 어디를 가든 저런 전설은 꼭 있는 것 같다. -_-


어쨌든 이 릴라우 공원의 "릴라우"는 포르투칼으로 산에서 나는 온천이라는 뜻이고, 실제 이곳의 물은 마카오의 주요  수원으로 사용되기도 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릴라우 공원 바로 근처에 만다린 하우스가 있다.

중국 청나라 후기 정관응의 저택이었다고 하는데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잘 섞인 건물이라고 한다.
담벼락의 규모가 120m에 달할 정도로 큰데 냉방시설이 되어있지 않아 그늘에서 쉬고있는 관광객들이 제법 많이 보였다.
크기에 비해서 다양한 전시품이 있지는 않고 비슷한 양식과 조형물들이 반복되어있어 생각보다 금방 둘러보고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여정은 아마사원이었으나...

성 바울 성당의 유적에서부터 만다린 하우스까지 도보로 2km가 안되기에 별 문제없이 걸을 줄 알고 계획했었으나
8월 첫째주의 무더운 날씨와 마카오의 급 경사때문에 더이상 걷는 것이 불가능했다ㅠ


그래서 결국 택시를 탑승함...ㅋㅋㅋ

바로 마카오 타워를 향했다.

마카오 타워의 실내는 풍선으로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느낌으로 꾸며져 있었다.

지친 우리는 풍경을 좀 내려다보다가 타이파 스트릿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스튜디오시티로 향하는 무료셔틀이 있기에 이걸 타고갈까 했으나..

시간이 어줍잖게 맞질 않아서 아쉽게도 셔틀은 포기.

어차피 택시비 얼마 안하니까- 하고서 택시를 타고 타이파 스트릿으로 넘어간다.

마카오 타워에서 스튜디오 시티로 가는 셔틀버스 시간표는 위의 사진과 같으니 필요한 사람들은 참조 할 수 있다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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